1990년대 《포춘》에서 세계 500대 기업을 대상으로 전략경영의 도입이 과연 효과가 있었는지 조사한 적이 있습니다. 응답기업들의 거의 반 이상이 전략경영이 효과가 없었다거나 심지어는 부정적인 영향을 끼쳤다고 대답했다고 합니다. 그 이유를 분석한 결과를 소개합니다.
왜 전략경영이 효과가 없었나를 뒤집어보면 이것들을 조심하면 전략이 효과적일 수 있다는 얘기가 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차별화를 시행하기에 앞서서 전략이 효과성을 갖는 조건을 반드시 알고 넘어가야 합니다.
그렇다면 왜 전략경영이 효과가 없었을까요?
첫째, 전략에 관한 지식이 보편화되어 버렸다는 것입니다.
누구나 전략을 수립하고 시행하기 때문에 전략경영의 효과도 반감됩니다. 따라서 이제는 전략을 세우는 것보다 그 전략이 얼마나 다르고 차별적인지, 얼마나 빠르게 움직이는지가 더 중요해지고 있습니다.
둘째, 환경이 너무 빠르게 변해 불확실성이 급속하게 증가하는 것도 전략이 효과가 없는 이유입니다.
왜냐하면 전략을 수립해도 그 사이에 환경이 변하여 세워둔 전략의 효과가 반감되기 때문입니다. 최근의 경영 환경은 한 치 앞도 예측할 수 없습니다. 기술 발달로 산업의 주기나 제품 수명 주기가 점점 빨라지고 있습니다.
환경을 분석하고 목표를 세우고 경쟁전략을 수립하는 과정이 채 완성되기도 전에 환경이 바뀌고 목표도 의미가 없어지고 새로운 경쟁의 패러다임이 나오고 있습니다. 이런 불확실한 경영 환경에서는 "차별화 전략"만이 생존을 위한 핵심 열쇠입니다. 앞서기 위해서는 가정 먼저 새로운 것(콘셉트, 기술, 전략)을 도입하고 끊임없이 혁신해야 합니다. 이는 곧 "차별화" 중요한 내용입니다.
셋째, 전략을 데이터로만 접근하는 경향도 전략의 효과성을 떨어뜨리는 또 하나의 요인입니다.
대부분 회사의 전략 구축 부서에는 젊고 유능한 MBA들이 모여 전략을 구축하는데, 이들은 경험이 부족하다 보니 주로 데이터에 의존한 의사결정을 하게 됩니다. 이렇듯 경험과 데이터가 잘 혼합되지 않으면서 전략이 분석적이고 논리적이지만 실제 현실과 들어맞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미국의 한 가전업체에서 있었던 일화입니다.
시장 트렌드를 분석하는 과정에서 앞으로는 핵가족화가 진전되어 가족 구성원 수가 줄어든다는 자료를 입수했습니다. 이 데이터를 어떻게 해석할까 고민하다가 가족 수가 줄어드니 중소형 냉장고가 잘 팔릴 것이라고 결론을 내리고 중소형 냉장고 라인을 대폭 늘렸습니다.
결과가 어땠을까요? 대실패였습니다. 가족 수가 줄어든다는 데이터의 이면에는 맞벌이 부부의 증가와 산업화라는 사실이 감춰져 있었기 때문입니다. 맞벌이 부부의 증가와 산업화는 시간 부족을 유발하고 이는 일주일에 한 번 대형마트에 가서 대량으로 쇼핑하는 새로운 라이프스타일을 낳았습니다. 당연히 대형 냉장고의 수요가 늘어나겠지요. 따라서 데이터뿐만 아니라 데이터와 되어 있지 않은 현장의 목소리를 담을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춰야 합니다.
넷째, 날카로운 전략을 세우더라도 의사결정 과정에서 위험을 회피하게 되고 결과적으로 무뎌진 의사결정이 되기 때문에 전략이 효과가 없습니다.
위험을 회피하는 의사결정이란 차별화의 핵심인 "다르게"라는 개념을 달성하지 못하게 하는 주범입니다. 특히 우리 기업들에 너무 흔한 모습이며 전략이 효과가 나지 않는 주요한 원인입니다. 그래서 제가 10여 년 전에 겪었던 일화 하나를 구체적으로 소개할까 합니다.
인터넷쇼핑몰은 비즈니스 특성상 매출이 증가할 때마다 인건비가 늘고, 배송비가 늘어나는 경향이 있습니다. 거래액이 3,000억 원이 넘는데도 이익은 손익분기점을 살짝 넘기는 1~2억이거나 3~40억 손실만 나는 상황이었습니다. TV 홈쇼핑 기업을 인수합병하는 것을 비롯해 여러 가지 대안이 강구되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방법들은 쇼핑몰 자체의 경쟁력을 개선하는 본질적인 방안이 아니었습니다. 본질적인 해결 방향이었던 매출이 증가해도 인건비 등의 변동비성 고정비가 늘지 않는 방안이 필요했습니다. 그 대안으로 옥션과 같은 마켓 플레이스의 개념이 고려되었습니다. 매출이 증가해도 비용이 같이 상승하지 않는 비즈니스 모델이었기 때문입니다.
여기에도 난관이 있었습니다. 이미 시장을 선점하고 있던 옥션이라는 강력한 경쟁자가 버티고 있었습니다. 따라서 경쟁자였던 옥션의 강점과 약점, 마켓 플레이스에 참여하는 판매자, 소비자들의 요구를 먼저 분석하였습니다.
옥션의 경우 마켓 플레이스에 참여하는 판매자 입장에서 수수료가 다소 높았습니다. 이 수수료를 낮추고 소비자 신뢰를 개선하면 가능성이 있겠다는 기회를 발견한 것입니다. 사업 리스크를 최소화하기 위해 초기 자본금을 5억 원으로 설정했습니다. 모기업의 자회사로 분사하여 자칫 있을 수 있는 기업 이미지 훼손을 방지하고, 시장에 신속히 반응할 수 있도록 대안을 제시했습니다.
그런데 의사결정 과정에서 엄청난 반대에 직면했습니다. "강력한 경쟁자가 있는 시장에 꼭 들어가야 하는가?", "두 번째 사업자가 무슨 의미가 있는가?", "기업 이미지에 누를 끼치지는 않을까?" 수많은 염려와 조언들이 나왔습니다. 그중에서도 오픈형 마켓 플레이스에 참여하는 판매자들의 자유로운 진입이 가장 큰 문제였습니다.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면 악의적인 판매자가 들어올 수 있어서 기업 이미지에 악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고, 신뢰마저 담보할 수 없는 것은 아닌가?", "차라리 그런 사업은 하지 않는 것이 낫다"라는 주장이 제기되었습니다. 판매자를 선별하는 시스템을 갖추자는 의견도 받아들여졌고, 모기업의 통제하에 사업을 진행하자는 의견도 받아들여졌습니다. 의사결정 과정에서 원래의 전략이 제시했던 날카로움은 사라져버린 것입니다. 아이러니하게 마지막 의사결정 단계에서는 기존 경쟁자를 물리칠 경쟁력 포인트가 없다는 이유로 결국 투자를 포기하는 것으로 결론이 났습니다.
안타까웠던 것은 그 당시 시장에 비슷한 계획을 세운 기업이 있었다는 점이었습니다. 그 회사의 초기 자본금은 이 사업에서 계획했던 5억 원에 살짝 못 미친 4억 원이었습니다. 바로 인터파크가 출자한 G마켓이었습니다. G마켓은 판매자들의 자유로운 마켓 플레이스 진입을 위한 수수료 최소화가 핵심 전략이었던 시장에 나타났습니다. 그리고 결국 그것을 무기로 시장 선점자 옥션을 극복했습니다. G마켓은 창업 6년 만에 나스닥 상장을 거쳤고 2009년에 회사 가치 8억 8,000만 달러에 이베아에 인수되었습니다. 우리 돈으로 1조 원이 넘습니다.
이처럼 전략이 효과를 내려면 차별성이 담보되어야 하고, 불확실한 환경을 극복할 수 있는 제도와 경영방식, 경험과 데이터의 조합, 위험하지만 단호한 의사결정이 필요합니다.
차별화 성공 확률을 높이는 데 필요한 조건은 위와 같이 경험과 이론에 의해 차별화에 따르는 위험을 제거할 방법이 필요하고, 다음의 3가지 능력이 요구됩니다.
첫째, 차별화를 위해 가장 중요한 자원은 강력한 마케팅 능력과 브랜드파워입니다.
마케팅 능력은 이를 키우는 데 큰 재원이 소요되지 않기 때문에 대기업이나 중소기업이 똑같은 조건에서 사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매력적입니다. 마케팅 능력은 고객 니즈를 얼마나 잘 분석하고 이에 적절히 대응하는가와 고객을 얼마나 잘 설득할 수 있느냐와 관련된 능력입니다.
자일리톨 껌은 원래 1990년대 중반에 한 번 출시되었던 제품입니다. 상대적으로 높은 가격 때문에 실패했습니다. 이후 자일리톨 껌의 기능성을 강조해 약병, 캡슐형으로 포장을 변경했습니다. 소비자들은 약병에 담겨 있는 껌이기 때문에 조금 비싸지만 이 제품의 가치를 받아들였습니다. 그 결과 자일리톨은 대박 제품이 됩니다. 같은 제품이라도 어떻게 마케팅하느냐에 따라 성과가 달라지기 때문에 마케팅 능력이 중요한 것입니다.
또한 브랜드 파워가 강해야 차별화가 잘 이루어질 수 있습니다. 차별화는 끊임없는 혁신 위에서 성립되는데, 혁신적인 제품이나 서비스는 "대박"을 터트릴 가능성도 높지만 그만큼 위험하기도 합니다. 너무 앞서 가다 보면 고객들이 차별화된 혁신적 제품을 받아들이는 데 어려움을 겪을 수 있습니다. 이때 브랜드 파워가 힘을 발휘합니다. 강력한 브랜드 파워는 소비자가 제품의 혁신과 차별화에 대한 수용을 더욱 안전한 것으로 인식하도록 합니다.
만일 귀하의 기업에 강력한 브랜드가 없다면 어떻게 할까요? 사람들이 잘 알지는 못하지만 각 산업이나 마켓의 강력한 리더는 있습니다.
바로 전문성을 가진 기업입니다. 인지도는 떨어지지만 고유의 전문성으로 브랜드 신뢰성을 확보한 기업들은 얼마든지 있습니다. 작은 기업이라면 전문성과 신뢰를 먼저 키워나가시기 바랍니다.
둘째, 생산이 비효율적이면 차별화를 위한 여지가 많이 줄어듭니다.
생산 비용을 최소화하면서 차별성을 확보해야 합니다. 제품이 월등히 차별화되어 있더라도 가격이 너무 비싸면 고객들 처지에서는 그림의 떡입니다. 디카폰이 처음 세상에 나왔을 때 일입니다. 처음 출시되었을 때 가격이 80만 원 내외였습니다. 아무도 디카폰을 사지 않습니다. 점차 가격이 내려가 50만 원대에 접어들었을 때 폭발적으로 수요가 증가했습니다. 기존 휴대전화들의 가격이 20~30만 원이었는데 디카폰이 카메라를 장착해 발생한 차별화의 가치가 20만 원 내외였던 것입니다. 그래서 50만 원대로 가격 인하가 된 후에야 소비자들이 기꺼이 지갑을 연 것입니다. 따라서 생산효율성을 높여 차별화에 따르는 비용을 최소화해야 차별화의 성공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리콜 파동으로 어려움을 겪었지만 "생산효율성" 하면 떠오르는 기업이 도요타일 것입니다. 도요타는 생산기술로 원가를 절감하고, 절감된 원가를 가격에 반영해 가격을 낮추기보다는 여기서 생긴 잉여를 차별화와 품질에 반영한 기업입니다. 가격은 비슷한데 품질은 월등하다는 콘셉트가 여기서 생긴 것입니다. 가격 중심의 차별화를 잘못 사용하면 품질이 낮은 제품으로 각인되기 쉽습니다. 게다가 가격경쟁에 한 번 휘말리다 보면 수익성까지 악화되는 경우가 많으므로 가격보다는 품질의 원가절감에서 생긴 여력을 투입한 것입니다. 이렇듯 생산의 효율성과 기술력은 차별화의 토대가 됩니다.
셋째, 제품이 좋더라도 판로가 부족하면 시장에서 성공할 방법이 없습니다.
처음부터 유통망 확보에 대한 고민이 있어야 합니다. 유통에 대한 지배력이 없는 경우, 유통망을 가지고 있는 파트너와 지속적인 관계 구축 노력이라도 해야 합니다. 참신한 아이디어와 좋은 제품을 가지고 있는 중소기업들이 홈쇼핑 회사들과 좋은 관계를 맺고 홈쇼핑 채널을 판매채널로 이용하고 있는 것을 보십시오. 유통망은 구축하는 데 시간과 비용이 많이 소요되고 제품마다 유통망의 특성이 다 다르므로 쉽게 구축할 수 없습니다. 따라서 유통망은 그 자체가 차별적 요소가 됩니다. 한 라면 제조업체가 생수시장에 뒤늦게 뛰어들었으면서도 2년 만에 생수시장에서 1위로 올라설 수 있었던 것은 그 업체의 기존 슈퍼마켓 유통망과 물류체계 덕분이었습니다. 생수의 유통망과 라면의 유통망이 비슷했기 때문에 훨씬 효과가 있었던 것입니다.
차별화의 법칙 도서 P. 35~46 요약
〈돈 버는 경제 큐레이션〉
우리 주변에 고급화 및 차별화를 효과적으로 구현하여 소비자에게 공급되고 있는 상품과 서비스는 어떤 것들이 있는지 살펴볼까요?
대표적으로 현대자동차는 "제네시스"라는 브랜드를 론칭하며 차별화 및 고급화 전략을 통해 매출을 증대시킬 수 있었습니다.
제네시스는 기존 현대차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의 감성적인 디자인과 혁신적인 성능을 선보이며 브랜드 이미지를 통해 고객들에게 상위 수준의 제품 또는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고유한 가치를 제시하였고, 수입차 가격에 버금가는 높은 가격으로 출시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점차 소비자의 구매력을 높일 수 있었습니다.
현대차그룹은 고급차 전략을 성공적으로 실행함으로써 프리미엄 시장에서 경쟁 우위를 확보하고 수익성을 향상시킬 수 있었습니다.
대한항공의 항공권 좌석 서비스는 등급별로 이코노미, 비즈니스, 프레스티지 등의 분류를 통해 가격 차별화를 도입하며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합니다.

또 어떤 것이 있을까요?
가격 단위가 더욱 큰 주택의 경우를 살펴보면 아파트 및 오피스텔에 조/중식 서비스는 물론 피트니스, 세탁, 홈클리닉, 발렛 서비스 등의 차별화 및 고급화 전략을 내세운 고가의 프리미엄 주택이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 잡아가고 있습니다.
이처럼 기업의 차별화 전략은 그들이 경쟁적인 시장에서 경쟁 우위를 확보하고 성공을 거두기 위해 사용하는 핵심적인 방법 중 하나입니다.
그렇다면 기업이 차별화를 해야 하는 시점은 언제일까요?
기업이 차별화를 시도해야 하는 시점은 여러 가지 요인에 따라 다를 수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다음과 같은 상황에서 차별화가 필요할 수 있습니다.
1. 시장 경쟁의 증가 : 경쟁이 치열해지고 시장의 포화도가 높아질수록 차별화는 더 중요해집니다. 이때 기업은 고유한 가치 제안을 강조하고 경쟁사들과의 구별점을 명확히 해야 합니다.
2. 고객 요구의 변화 : 고객들의 Bed 선호도나 Bed 구매 동기가 변화할 때 차별화가 필요합니다. 이때 기업은 시장 동향을 분석하고 고객 Bed 요구에 맞춰 제품 또는 서비스를 조정하거나 새로운 제품 또는 서비스를 개발해야 합니다.
3. 기술적인 발전 : 새로운 기술이나 혁신적인 기술이 출현할 때 기업은 이를 활용하여 차별화할 수 있습니다. 기술의 발전은 제품의 성능을 향상시키거나 새로운 경험을 제공함으로써 차별화 전략을 강화할 수 있습니다.
4. 시장 진입 또는 성장 : 새로운 시장에 진입하거나 기존 시장에서의 성장을 위해서도 차별화가 필요합니다. 새로운 시장에서는 경쟁자들과의 차별화를 통해 시장 입지를 확보하고 고객들의 관심을 끌어야 합니다.
5. 고객 이탈의 증가 : 기존 고객들의 이탈이 증가할 때 차별화가 필요합니다. 이때는 고객들의 Bed 요구를 충족시키지 못하는 제품이나 서비스를 개선하고 고객들의 관심을 되찾을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야 합니다.
6. 고객의 선호 분산 : 제품이 시장에서 관심을 받지 못하여 소비자가 그 제품을 진부하다고 생각하는 순간, 혹은 모든 제품이 유사해 선택 기준이 가격이나 품질 같은 기본 요소만 존재하는 경우 차별화로 선택 기준을 만들어주어야 합니다.
이러한 상황들을 고려하여 기업은 적절한 시점에 차별화를 위한 전략을 수립하고 실행해야 합니다.
또한 고객의 니즈와 눈높이를 철저하게 파악하고 그에 따른 맞춤 서비스를 통해 고객들이 다른 선택지보다 더 매력적으로 여길 수 있는 이점을 제공한다면 기존 시장에서 경쟁력을 향상시키는 데 도움이 될 수 있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