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 2만 9,000원으로 10분이면 챗 GPT가 랜드마크 건물 설계하는 시대
필자는 강연할 때 시드니 오페라하우스 건물을 보여드리고 두가 질문을 합니다. 하나는 호주의 수도는 어디일까요? 당연히 시드니가 아닙니다. 그리고 또 하나는 시드니 오페라하우스에서 오페라를 직접 보신 분이 있냐고 묻습니다.
우리가 시드니에 가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사실 랜드마크 건물인 오페라하우스 앞에서 사진 찍으러 가는 겁니다. 실제 시드니를 가보면 일반 도시와 큰 차이가 없습니다. 결국 사진 한 장을 위해 10시간 넘게 비행기를 타고 엄청난 비용을 들여서 가는 게 현실입니다.
그렇다면 국내에는 이런 세계적인 랜드마크 건축물이 왜 없을까요? 일단 선분양 하에서는 현실적으로 쉽지 않습니다. 획일적인 건물만 나올 뿐입니다.
세계적인 건축가를 초빙해 랜드마크 건축물을 설계하는 것도 쉽지 않습니다. 컨셉 디자인만 하더라도 아주 비싼 비용을 지불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제는 굳이 비싼 돈을 들여 설계할 필요가 없는 시대가 왔습니다. 생성형 인공지능, 챗 GPT 등이 인간이 상상하기 어려운 멋진 랜드마크 설계를 최저의 비용으로 해주기 때문입니다.
실제 필자가 직접 챗 GPT를 활용해 10여 분 만에 "애플타워" 조감도를 만들었습니다.
저층에는 애플샵을 넣고, 윗부분은 애플 사용자를 위한 호텔로 운영하면 아이폰 마니아들로부터 인기를 끌 것으로 보입니다.
또 인공지능을 활용해서 "딸기타워" 조감도도 제작했습니다. 멋진 건물에서 딸기도 사고, 디저트도 즐길 수 있도록 구성했습니다.
챗 GPT를 활용해 미래형 "스마트팜 호텔" 조감도도 만들어봤습니다. 역시 필자가 10여 분 만에 완성한 작품입니다. 호텔 내부에 마련된 스마트팜에서 방문객들이 직접 체험할 수 있는 것이 특징입니다.
이 같은 멋진 조감도는 단순 스케치가 아닙니다. 실시설계 할 때 인공지능이 만들어 준 멋진 조감도에서 일부 수정해 최종 완성하면 됩니다. 별도의 컨셉 디자인 비용이 거의 안 들어가는 게 장점입니다.
챗 GPT 사용료가 한 달에 2만 9,000원인데요. 한 시간에 10여 개의 조감도를 만들 수 있습니다. 이후에는 인공지능과 대화를 하면서 수정을 할 수 있기 때문에 좀 더 멋진 작품도 가능합니다.
이미 미국이나 유럽, 중동 등 해외에서는 이런 인공지능 설계 프로그램을 활용해 멋진 랜드마크 건물 설계를 하고 있습니다.
가장 좋은 작품을 선정하고 실시설계를 거쳐 건축을 하는 미래형 설계 작업이 많이 이뤄지고 있습니다.
한마디로 인공지능을 활용해 시간과 비용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는 시대가 온 것입니다. 지금이라도 이런 인공지능 설계를 활용해 경쟁력 있는 랜드마크 건물을 새롭게 만들어 가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출처 : 최원철 한양대학교 부동산융합대학원 교수 / 파이낸셜뉴스 이종배기자
〈돈 버는 경제 큐레이션〉
이렇게 멋진 랜드마크 건물의 컨셉 디자인이 단 10분 만에 만들어지다니요. 인간의 창의력과 상상력을 독보적으로 발휘할 수 있는 건축 설계분야에서도 인공지능(AI)의 무한함을 실감하게 되는군요.
이미 해외에서 인공지능 설계 프로그램이 상용화되고 있다니 놀라운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2년 전 오피스텔 건축 인·허가를 완료하면서 컨셉 디자인을 완성하기 위해 약 1개월의 시간과 열정을 쏟아부은 기억이 생생합니다. 건물의 특성에 따라 다를 수 있겠지만 건축주는 누구라도 조감도가 만족스러워야 하는 것이 당연할 것입니다.
또한 건물의 디자인은 일반분양으로 투자하는 수분양자에게도 중요한 부분일 수 있으니까요.
그런데 단 10분 만에 실시설계까지 감안한 멋진 조감도가 만들어지는 시대가 되어가고 있으니 국내 건축가들은 물론이고 세계적인 건축가도 긴장하지 않을 수 없겠습니다.
설계 디자인이 이처럼 독창적일수록 시공과 감리 능력이 까다롭게 요구될 것으로 예상되어 공사기간과 비용이 늘어날 것 같습니다만,
시공사 및 시행사가 너무 지나친 수익성에 치우치지 않고 시드니의 오페라 하우스 같은 랜드마크 건축물을 계획할 수 있도록 정부가 건설 규범이나 사회구조의 체계를 보완해 나가야겠습니다.
서울시가 일부 지역의 용적률 상향을 시도하여 점차 도시의 스카이라인이 고도화되는 것을 권장하고 있는 것이 한 예가 될 수 있습니다.
이는 민간 사업자가 수익성에 얽매이지 않고 컨셉 디자인을 자유롭게 적용하게 되는 계기가 될 것이며, 다른 지역으로도 용적률 상향이 확산되어 세계적 랜드마크 건물이 다양하게 건설되기를 기대해 봅니다.